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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 The White Book
 
Korean 
2016

사라질-사라지고 있는-아름다움……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한강 소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로부터 불려나온 흰 것의 목록은 총 65개의 이야기로 파생되어 ´나´와 ´그녀´와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스미어 있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때론 65편의 시가 실린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는 것이 각 소제목 아래 각각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밀도 있는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익숙하고도 지독한 친구 같은 편두통”에 시달리는 ´나´가 있다. 나에게는 죽은 제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았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의 사연이 있다. 지난봄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이 어릴 때, 슬픔과 가까워지는 어떤 경험을 했느냐고.” 그 순간 나는 그 죽음을 떠올린다. “어린 짐승들 중에서도 가장 무력한 짐승. 달떡처럼 희고 어여뻤던 아기. 그이가 죽은 자리에 내가 태어나 자랐다는 이야기.”

나는 지구 반대편의 오래된 한 도시로 옮겨온 뒤에도 자꾸만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들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우연히 1945년 봄 미군항공기가 촬영한 이 도시의 영상을 보게 된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나치에 저항하여 봉기를 일으켰던 도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깨끗이, 본보기로서 쓸어버리라는 히틀러의 명령 아래” 완벽하게 무너지고 부서졌던 도시, 그후 칠십 년이 지나 재건된 도시 곳곳을 걸으면서 나는 처음 “그 사람-이 도시와 비슷한 어떤 사람-의 얼굴을 곰곰이 생각”하기에 이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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